질문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상에서 디지털 미술관을 구축하여 비영리적으로 서비스하려고 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작가나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어야 하는가? 저작권법에서는 미술작품의 소유자가 전시를 할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답변
미술관은 미술작품을 소장하여 일반에게 관람시키는 장소이다. 이러한 미술품의 소장 또는 소유는 저작권과 다른 것이다. 소장 또는 소유란 유체물에 대해 미치는 권리이고, 저작권이란 유체물에 표현되어 있는 무체물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
미술품을 소유하고 있는 자가 저작권자는 아니다. 따라서 저작물인 미술품을 대상으로 복제, 배포, 공연, 전시, 공중송신, 2차적 저작물 작성 등 저작권법상 저작권자의 권리가 미치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창작의욕을 높여 문화의 발달을 꾀하기 위한 제도이다. 또, 저작물은 선대의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하여 창작된다. 이러한 저작권의 배경으로 인해 저작권에는 일정한 한계가 설정되어 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그렇고, 저작재산권의 행사에 대한 제한이 또한 그렇다. 그리고 저작권자가 저작권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보호기간이 끝난 저작물이나 저작권이 포기된 저작물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또, 저작재산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것으로 법에 정해진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미술품의 소장 또는 소유는 그 감상을 위한 목적 등에 의한 것이므로, 저작권자가 아니지만 이러한 미술품을 소유한 사람에게도 일정한 저작권적 행위가 허용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법은 "미술저작물 등의 원작품의 소유자나 그의 동의를 얻은 자는 그 저작물을 원작품에 의하여 전시할 수 있다. 다만, 가로·공원·건축물의 외벽, 그 밖의 일반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하는 경우에는 그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규정은, 미술저작물의 전시권은 저작권자가 배타적으로 가지는 권리라는 점에 기초하여 유체물로서의 기능이 있는 회화나 사진 등의 원작품을 구입한 사람이 그의 소유권에 의하여 공개전시를 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다. 즉, 공개전시를 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도록 하여 원작품의 상품으로서의 유통을 저해하려는 데 이 규정의 뜻이 있다.
그러면 질문과 같이 인터넷상에서 전시하는 행위도 미술작품의 원작품 소유자에게 허용된 전시의 범위 내에 드는 것인가? 전시행위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이러한 인터넷상의 전시행위도 원작품의 소유자에게 허용된 전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전시행위를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다른 권리가 개입되어야 한다.
인터넷 등 통신에서 전시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미술품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이를 디지털화하는 복제행위가 필요하다. 또, 이를 이용자가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제공자를 매개로 이용자에게 송신되어야 한다. 따라서 질문과 같이 인터넷상에서 미술작품을 전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시하는 행위와 별도로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 저작권자의 권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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